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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한서 5장: 파한의 복음서

잔혹한 창조주 야호가 스스로 육신의 굴레를 쓰고 아들 '파한'으로 강림하다. 십자가 대속과 부활을 통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게 된 신의 비장한 성장 서사.

파한서 5장: 파한의 복음서

5. 파한의 강림과 부활

1) 야호의 게임 참가

지혜로운 솔로몬의 계획대로 이스라엘에 대한 야호 님의 관심은 점점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솔로몬의 후손들은 왕위를 잇지 못했고 이스라엘 민족들은 아시리아와 바빌론의 가혹한 통치에 신음하게 되었습니다. 야호 님께서는 당신께서 직접 선택하시고 언약을 주셨던 유대인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페르시아의 키루스 왕에게 명령하시어 이스라엘 백성들을 압제자들의 손에서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그들과 다소 거리를 두면서 예언자들을 통해서만 간간히 계시를 내리며 그들의 신앙의 명맥이 끊기지 않을 정도로만 관리하셨습니다. 다니엘과 말라기를 마지막으로 야호 님께서는 세상을 한동안 방치하셨습니다. 그런데 제국들의 운명을 관전하는 것도 계속 보다 보니까 그게 그놈 같은 패턴이 발견되면서 시큰둥해지셨습니다. 일종의 권태기에 들어서게 되셨던 셈입니다.

그러다가 야호 님께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셨습니다. 보는 것이 하는 것보다 재미있을 수는 없다는 진리를 깨달으신 겁니다. 야호 님께서는 당신께서 창조하신 게임 속 세상을 직접 체험해보기로 결심하셨습니다. 야호 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소돔의 멸망을 예고하셨을 때처럼 완성체로서 하늘에서 그대로 내려오는 간편한 강림 말고, 기왕이면 인간의 탄생부터 온전하게 경험해보고 싶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천사를 시켜 신실한 처녀 마리아와 약혼자 요셉에게 수태 고지를 하고는 그녀의 몸에 파한으로 잉태되어 아기의 형상으로 세상에 친히 강림하셨습니다. 성모가 되신 마리아께서는 주님의 안목대로 정말로 인간 중에서는 가장 훌륭한 인격을 가진 분이셨습니다. 성모께서는 파한 님의 인격 형성에 큰 기여를 하셨습니다.

인간의 몸에 스스로 갇히신 파한 님께서는 육체의 제약을 받고 계셨습니다. 특히 두뇌가 아직 충분히 발달되지 않았던 어린 시절에는 온전한 사고에 제한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어린 파한 님께서는 장난 삼아 물을 펄펄 끓여서 집 근처에서 발견한 개미집 입구에 뜨거운 물을 부으셨습니다. 개미 입장에서는 노아의 홍수이자 소돔과 고모라의 불벼락을 섞어 놓았다고 볼만한 끔찍한 재앙이었습니다. 자비로운 성모께서는 그 장면을 보고 기겁을 하셨습니다. 야호 님의 아들답게 역시 아버지를 똑같이 닮아서 나르시시스트나 싸패가 아닐까라는 의심을 하셨습니다. 어린 시절에 일찌감치 사회화를 하지 않으면 인간의 육체라는 제한에 갇혀 사는 아들이 장차 힘든 삶을 살지 않을까 근심하셨습니다. 성모께서는 파한 님을 집으로 데려와서 매로 훈육을 하셨습니다. 똑똑한 아이였던 파한 님은 엉엉 울면서 이런 사실을 깨달으셨습니다.

‘불필요하게 잔인한 일을 재미삼아 벌이는 것은 나쁜 짓이구나. 그리고 육체를 가진 존재는 이런 하찮은 회초리만으로도 울음을 터뜨릴만한 아픔을 느끼는구나.’

이런 식으로 인간의 육체를 몸소 체험하시면서 파한 님께서는 인간의 고통에 대해 전과 다른 공감과 연민을 알게 되셨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성장하시면서 당신의 신성을 점차 자각하고 신으로 지냈던 과거에 대한 기억을 되찾아가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 파한 님께서는 친구들과 돌을 던지는 놀이를 하시다가 옆구리에 돌을 맞았다. 맞은 자리는 시커멓게 멍이 들었고 어린 파한 께서는 너무 아프셔서 울음을 터뜨리셨습니다. 성모 께서는 어린 파한 님을 달래주면서 정성스럽게 사랑스러운 아들의 상처를 치료해 주셨습니다. 성모의 품은 포근하고 따뜻했고 파한 님께서는 어머니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린 파한 님은 육체적 고통을 뼛속까지 느끼고 결심하셨습니다.

‘돌로 쳐죽이라는 내 율법은 인간에게 너무 가혹한 것이었구나. 나는 비현실적인 율법들을 완화하고 진정한 율법으로 완성해야겠다.’

그러다가 문득 자신의 소중한 곳을 보고서 이런 생각도 하셨습니다.

‘아이고 아브라함이 내 말 잘 듣는지 확인하려고 그냥 한번 시켜본건데 얘네들은 2천년 가까이 아직도 이걸 하고 있었구나. 나중에 율법을 새로 완성해서 선포할 때 이런 거 안해도 된다고 알려줘야겠다.’

2) 강림한 김에 메시아까지

파한 님께서 망치질도 곧잘 할 수 있을 나이가 되자 성모 님의 남편인 요셉은 파한 님에게 먹고 사는 방법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파한 님께서 목수일을 배우기 시작하신 것이었습니다. 요셉은 언제든 살던 곳을 떠나도 다른 고장에서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뛰어난 목수였습니다. 요셉은 때로는 엄격하게 그러면서 자상하게 파한 님께 자신의 기술을 전수했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요셉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의 사랑을 체감하게 되셨습니다. 그러다가 옛 기억을 떠올리셨습니다.

야호 님께서는 자신의 심기를 거슬렀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평생 충성을 바쳤던 아론의 두 아들, 나답과 아비후를 불로 삼켜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인간의 몸으로 불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이미 체감했던 파한 님은 과거의 기억에 괴로워하셨습니다. 자신의 신경질 때문에 아들을 둘이나 잃은 아론이 얼마나 극심한 마음의 고통을 느꼈을지 공감하게 되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에 대한 원망을 일절 하지 않았던 아론의 신앙심에 파한 님께서는 놀라움을 넘어 경외감까지 느끼셨습니다. 이렇게 파한 님의 마음에는 점차 인간에 대한 사랑과 감탄 그리고 연민이 쌓여갔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욥이 돌려받지 못했던, 그의 죽어버린 10명의 자녀들을 얼마나 그리워하고 가슴앓이를 했을지에 대해서도 상상해 보셨습니다. 재미삼아 만들어 본 인간은 더이상 그에게 움직이고 말하는 인형에 불과한 것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당신 자신처럼 웃고 울고 배우고 사랑할 수 있는 존재였습니다. ‘그런 인간에게 나는 어떤 존재였단 말인가?’ 그런 생각 끝에 파한 님은 이런 결심을 하시게 됩니다.

‘내가 과거에 예언자와 선지자들에게 종종 희망을 잃지 말라면서 계시를 주곤 했던 그 ‘메시아’라는 존재, 기왕 강림한 김에 내가 직접 그 역할을 제대로 해봐야겠다. 누굴 보내도 내가 직접 하는 것만큼 잘 할 수는 없겠지.’

조금 더 나이가 들자 다른 유대인 소년들과 마찬가지로 파한 님께서는 토라를 배우시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주님 자신이 성부 야호로서 수천 년 전부터 모세 시대까지 저질러왔던 수많은 학살과 가혹한 처분들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을 받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아무리 가혹하게 구셔도 인간은 주님께 아무런 대항도 할 수 없다고 믿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인간들은 잔인한 야호 님의 행적을 기록으로라도 남겨서 잊지 않고자 했었습니다. 겉으로는 야호를 더욱 진심으로 섬기자는 뜻을 나타냈지만 파한 님은 야호 님의 가혹한 처분에 대한 인간들의 원망과 분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간들은 그것을 단지 한 번 읽는 정도로 끝내지 않고 외우고 필사하기까지 했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천 년 전에 다윗이 남겼던 ‘베레스 웃사’에 대한 기억이 떠올리셨습니다. 성경은 야호 님의 손에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 각각의 ‘베레스 웃사’들의 집약체였습니다. 그것이 다윗 혼자만의 것으로 보였을때는 ‘이 자식 봐라? 재밌네.’라고 넘기실 수 있었지만 그것들이 모여 방대한 경전의 형태를 갖추자 파한 님께서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기가 힘들어 지셨습니다.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철없던 시절 저지른 잘못된 행동이 유튜브에 박제되어 10억 뷰를 찍은 것을 뒤늦게 발견한 상황을 떠올려 보십시오. 주님께서는 그렇게도 큰 부끄러움을 느끼신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파한 님께서는 그런 거대한 아픔을 통해 당신의 신격을 크게 성장시키셨습니다.

목수로서 평범한 인생을 보내고 있던 파한 님께서는 서른 살이 되자 계획했던 대로 세례 요한을 만나서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세례를 받으시자 비둘기가 날아들었고 하늘에서 파한 님을 자신의 아들이라고 말하는 야호 님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파한 님께서는 그동안 스스로 봉인하셨던 신성을 해제하셨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방금 되찾은 신성을 시험해보기 위해 광야로 나서셨습니다. 그리고 마귀를 소환하시는 것으로 신성을 회복하신 점을 테스트 하셨습니다.

성도 여러분. 광야에서 파한 님과 대화를 나눴던 마귀가 감히 주님을 시험했다고 해석하는 어리석은 자들이 있는데 현혹되셔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정확하지 않은 성경 해석입니다. 이미 세상의 주인이신 파한 님께 세상의 권세를 주겠다고 유혹하는 마귀라니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입니까? 그것은 단지 파한 님께서 마귀를 소환하실 수 있다는 신의 권능을 시험해 보신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이제 파한 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가르침을 퍼뜨리실 준비를 끝내신 것이었습니다.

성도 여러분, 여기서 잠시 우리 교단 깊숙이 전해 내려오는 불경스러운, 그러나 진실된 기록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드물게 모습을 드러낸 사탄을 끝까지 쫓아가 문초했던 어느 이름 모를 구도자의 기록입니다. 인류를 괴롭혀 온 악의 근원이 과연 무엇인지, 그 허탈한 진실을 마주해 보십시오.

“욥기 1장하고 2장에 충분히 설명되어 있었는데 아직 안보셨습니까? 저는 틀림없이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할 뿐입니다. 저는 인간처럼 주님으로부터 자유의지를 받지 못했다고요. 저는 단지 주님의 도구일 뿐입니다. 더 할 말 없어요. 가세요. 씨발, 그만 좀 하고 가라고!!! 주님께서 허락하시질 않으니 성질대로 확 때릴수도 없고, 미치겠네…”

3) 파한의 사역

파한 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면 좋을까 고민하셨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봐도 기존의 율법만 잘 지키면 딱히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실상을 보니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율법은 이스라엘 민족의 단결과 생존을 위해서 까다롭게 만들어진 면이 있었습니다. 율법은 수조 속 물고기들을 더 많이 살리기 위해 투입한 상어같은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파한 님께서 직접 경험해보니 율법이 사람들을 살리기보다는 오히려 고통스럽게 물어뜯는 게 현실이었고 파한 님께서는 이에 진저리를 치셨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율법을 간소화하여 사람들의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영적으로 더욱 충만한 세상을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셨습니다. 결론은 진실한 마음과 사랑이었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율법을 폐하려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기 위해서 왔다. 나의 율법은 오직 두 가지다. 첫째, 주님을 사랑하라. 둘째, 이웃을 사랑하라. 이것만으로도 이전에 내가 내려줬던 주님의 율법은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단 하나의 획과 점에도 바뀜이 없다. 하지만 무한한 존재인 주님은 너희의 사랑이 딱히 필요하지 않다. 주님을 향한 너희의 사랑은 내가 지정하는 이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거라. 그들은 바로 너의 이웃 중 가장 작고 하찮은 자다.”

파한 님께서는 사람들을 상대로 산 위에서 그리고 산 아래서 설교를 베푸셨습니다. 크게 간소화된 기존 율법을 중심으로 사랑과 진정성을 강조한 새로운 가르침이었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사랑의 범위를 크게 늘려 심지어 원수까지 사랑할 것을 가르치셨습니다. 오른 뺨을 맞으면 왼 뺨까지 내밀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사악한 마음은 실행되지 않고 생각만 하더라도 죄악이라 하면서 정결한 마음을 가질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그러다보니 진실한 마음보다는 까다로운 형식을 앞세우며 그것으로 자신들의 권위를 높이는 율법학자들과의 충돌은 필연적인 결과였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안식일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자들에게는 생명 우선의 원칙으로 반박했고 까다로운 식생활 율법을 강요하는 자들에게는 신이 만든 것 중에 부정한 것은 없다고 받아치셨습니다. 하지만 말씀만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고 가르침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파한 님께서는 기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하셨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기 시작하셨습니다. 질병뿐만 아니라 귀신과 마귀가 들린 사람들도 만나셨습니다. 귀신과 마귀는 파한 님의 정체를 알아보고 대적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마치 왕자를 만난 충직한 군인처럼 순순히 파한 님의 명령에 따랐습니다. 파한 님께서 명령하시면 마귀와 귀신은 자신이 붙든 사람을 괴롭히는 일을 즉시 중단했습니다.

어느 날 파한 님께서는 두로 지방을 지나시다가 끈질기게 따라오는 한 가나안 여인과 만나셨습니다. 그녀는 자기 딸의 병을 고쳐달라고 소란을 피웠습니다. 당시 파한 님께서는 아직 ‘이스라엘의 잃어버린 양’이라는 과제에 집중하고 있었기에, 의도하지 않은 대상에게 굳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차갑게 말씀하셨습니다.

“자녀들이 먹을 빵을 집어 개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파한 님께서는 이 정도로 모욕을 주면 여인이 포기하고 돌아갈 것이라 생각하셨습니다. 인간으로서의 피로감과 유대인으로서의 고정관념이 아직 남아있던 탓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여인은 파한 님의 예상을 뛰어넘는 재치있는 답변을 했습니다.

“주님, 옳습니다. 하지만 개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주워 먹나이다.”

파한 님께서는 그 순간 뒤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과 함께 묘한 전율을 느끼셨습니다. 율법학자들은 어떻게든 말꼬리를 잡아보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데, 이 이방 여인은 자신의 모욕을 유머로 승화시키며 논리적인 빈틈을 파고든 것이었습니다.

‘오호? 이 여자 봐라. 웬만한 유대인보다 재밌는 말을 하는군. 앞으로는 굳이 이방인이라고 멀리 할 필요가 없겠어. 유대인만 다스렸던 재미가 꽤 시들했었는데 의외로 새로운 재미가 생기겠는걸?’

파한 님께서는 자신의 사역이 굳이 혈통이라는 지루한 설정에 묶일 필요가 없음을 깨달으셨습니다. 재미와 진심이 있다면 그 대상이 누구든 상관이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보십니까? 맹목적으로 무릎 꿇고 눈물 흘리는 자가 아니라, 절망 속에서도 신을 미소 짓게 만드는 재치와 용기를 가진 자가 결국 구원을 쟁취해 냅니다. 우리는 바로 이 이방 여인의 담대함을 배워야 합니다. 파한 님께서는 그녀의 위트에 대한 보상으로 즉시 딸을 고쳐주셨습니다. 이는 훗날 사도들에게 오순절 강림으로 온 세상을 대상으로 선교를 명령하게 된 단초였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까다로운 율법을 내세우며 사람들을 괴롭히는 율법주의자들을 상대로 당신께서 완성한 새로운 율법을 따를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기득권을 결코 놓으려 들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파한 님께 항상 시비를 걸곤 했습니다. 한번은 파한 님께서 그들로부터 “당신은 마귀의 왕인 바알세불의 힘으로 마귀를 내쫒고 있다던데?”라는 질문을 받으셨습니다.

실제로 바알세불은 야호 님의 현신이신 파한 님의 명령에 절대 복종했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마음 속으로 ‘저 자식이 어떻게 알았지?’라고 생각하셨지만 당황하지 않고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집안 사람끼리 그렇게 분열하여 싸우면 망할텐데 그런게 가능한 방법이겠냐?”

대답을 들은 율법학자가 “그거 짜고 치는거 잖아? 누굴 바보로 알아?”라고 반박하려고 하자 파한 님께서는 신성을 발휘해서 그가 더이상 말하지 못하게 입이 열리지 않게 하셨습니다. 파한 님의 제자들은 이것을 파한 님께서 이 논쟁에서 승리한 모습으로 기록했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당신의 가르침이 단지 ‘말씀’으로만 남으면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전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염려를 하셨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당신의 신성을 강조하여 말씀에 권위를 부여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런 전도 방식은 가짜 선지자를 조심하라는 예레이먀, 에스겔, 미가 같은 과거 선지자들의 경고와 충돌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파한 님께 가짜 메시아가 아님을 증명하라고 요구하곤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파한 님께서는 점차 가르침보다는 신성을 강조하고 기적을 보이는 활동에 치중하게 되는 문제를 겪게 되셨습니다. 그런 활동을 이어갈수록 파한 님의 추종자는 늘어났지만 반작용으로 파한 님께 반대하는 율법학자들의 의심과 증오심도 점차 커져갔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그들은 조그만 구실이라도 생기면 파한 님을 제거하겠다는 결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4) 원수를 사랑하라

파한께서는 복음을 전파하시다가 한가지 한계점을 느끼셨습니다. 당신의 가르침인 원수까지도 사랑함을 실천하는 것이 자칫 사람들에게 잘못된 윤리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항상 자신을 찾는 사람들의 병을 고치고 가난한 사람을 도와 오셨습니다. 때문에 율법학자들 말고는 파한 님께 적대감을 드러내는 원수라고 할만한 자는 없었습니다.

율법학자들의 교리적 도전에 대해서 사랑으로 반응을 하는 것은 자칫 파한 님의 가르침이 율법학자들의 반론에 논파 당한 것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파한 님께서는 당신의 뜻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포용하기보다는 성전 정화처럼 폭력으로 대하거나 바리새파, 사두개파 사람들처럼 악담과 저주로 대응하곤 하셨습니다. 그럴수록 원수를 사랑하라는 거룩한 가르침은 점점 아무도 지키지 못할, 모순되고 공허한 선언처럼 되어버렸습니다.

고민 끝에 파한 님께서는 결국 어려운 해결책을 선택하셨습니다. 오른 뺨을 맞으면 왼 뺨도 내밀듯 당신을 제거하려는 율법학자들의 폭력에 맞서지 않고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시면서 당신을 비웃는 사람들과 인류의 죄를 대속하고 사람들을 용서함으로써 원수를 사랑하라는 당신의 가르침을 극적으로 실천하는 계획이었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메시아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에 그 계획은 예언서에 나온 방법대로 실행되었어야 했습니다. 나무에 매달리는 것, 즉 당시의 방법으로는 십자가형이 적절한 방법이었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이후 제자들에게 당신께서 십자가를 지게 될 것임을 종종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바리새파와 율법학자들이 파한 님께 돌을 던질 때는 유유히 빠져나가셨지만 당신을 십자가에 매달려고 드는 율법학자 일당에게는 제자들의 거센 저항을 만류하면서 순순히 체포당해 주셨습니다. 천사를 불러서 그들을 모두 쉽게 물리칠 수 있음에도 그렇게 순순히 그들의 폭력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리고 파한 님께서는 가룟 유다가 돈 몇푼에 자신을 파는 것을 알면서도 용인했고 그를 미워하지 않으면서 친구라고 부르기까지 하셨습니다. 그러나 파한 님께서는 인간의 몸으로 그것을 감당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이 될지 아셨기 때문에 체포되기 전, 겟세마네 동산에서 할 수만 있다면 이 잔을 내게서 옮길 수 없을까라고 야호 님께 기도하며 번민에 빠지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한 님께서는 당신께서 계획한대로의 길을 가기로 하셨던 것입니다.

파한 님께서는 당신을 체포한 율법학자들과 로마 병사들의 조롱과 학대에도 전혀 저항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못박혀 매달리시면서, 당신을 해치는 자들을 위해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기도하시며 그들을 용서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원수들의 죄를 모두 대속하심으로써 원수를 사랑하라는 당신의 가르침을 최종적으로 실천해내셨습니다.

5) 파한의 부활

십자가 앞에는 성모 마리아 님께서 눈물을 흘리시면서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아들의 죽음을 현실로 감내하고 계셨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십자가 아래에서 안타깝게 당신을 바라보는 ‘사랑하는 제자’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자, 이 분이 네 어머니시다.”

파한 님께서는 언젠가 성모 님께서 형제들을 데리고 설교 중인 자신을 만나러 먼 길을 왔던 날을 기억하셨습니다. 그때 어머니를 따뜻하게 맞이해주지 않고 외면하면서 다른 사람과 똑같이 취급했던 게 후회되셨습니다. 눈물로 범벅된 어머니의 얼굴이 부쩍 늙고 피로해 보였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못박힌 당신의 손과 발에 난 구멍만큼이나 마음 속에 생긴 빈 곳이 아프셨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게 중얼거리셨습니다.

‘천국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나의 어머니.’

파한 님께서는 십자가에 매달리신 직후부터 당신의 계획대로 인류의 죄를 대속하고 있으셨습니다. 파한 님께서 목이 마르다고 말하자 그를 지켜보던 병사가 해면에 신 포도주를 적셔서 우슬초 가지 끝에 매달아서 파한 님의 입에 가져다 댔습니다. 길게 이어졌던 대속을 모두 마친 파한 님께서는 해면에 스며든 포도주를 한모금 삼키시고는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을 남기시고는 숨을 거두셨습니다. 전 인류의 농축된 죄성으로 인해 파한 님께서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었습니다.

파한 님의 시신은 요셉이라는 부자가 마련해 준 돌무덤에 안장되었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당신께서 짊어지셨던 죄악들을 모두 극복해내시고 3일 후에 부활하셨습니다. 파한 님은 천사를 시켜 무덤의 돌문을 열게 하시고는 제자들을 만나러 길을 나서셨습니다. 부활 후 승천하기 전 40일 동안 파한 님께서는 여러 제자들을 만나셨습니다. 그들에게 당신의 가르침을 세계 각지로 전파하라는 사명을 전하고 그들에게 기적을 일으키는 힘까지 나누어 주셨지만 끝내 성모 님을 찾지는 않으셨습니다.

파한 님께서는 다시 한번 어머니와 포옹하고 어머니가 차려 주신 식사를 하시고 싶으셨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노모가 감당해야 할 눈물겨운 이별은 한 번으로 충분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차마 만나지 못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부활을 보고 더 이상 어머니가 당신을 ‘마리아의 아들 파한’으로 여기지 않고 야호 님의 아들로서 신성시하여 당신 앞에 무릎을 꿇게 되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파한 님께서 승천하신 후 성모 님을 어머니처럼 모시고 있던 파한 님의 ‘사랑하는 제자’는 그 소식을 그녀에게 전했습니다. 성모 님께서는 아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시며 조용히 미소지으셨습니다.

파한의 몸을 통해서 인간의 삶과 고통과 사랑을 깊이 체감했고 대속을 통해서 모든 인간들의 죄악을 완전히 체득한 주님께서는 전보다 인간을 더욱 잘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신으로 거듭나셨습니다.

나의 소중한 벗들이여. 잔혹한 놀이의 주관자였던 야호 님께서, 스스로 육신의 굴레를 쓰고 십자가의 고통을 관통하여 마침내 진정한 사랑의 화신, 파한 님으로 완성되셨습니다. 그러니 더 이상 낡은 두려움 속에 떨지 마십시오. 우리를 지켜보시는 분은 이제 징벌하는 폭군이 아니라, 우리의 눈물과 상처를 가장 깊이 이해하시는 거룩한 동반자입니다. 파한의 은혜가 여러분의 진리 찾는 여정에 영원히 함께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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